‘잠깐 보내며... 만날 날 기다리며...’
故 이만호 목사님을 추모하며
이 만 호 목사님,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지금 저 교회 뒷문 열고 들어서실 것만 같아…
특유의 그 너털웃음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실 것만 같아…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당신이 필요한 사람들과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당신이 보고 싶은 사람들과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여기에 이렇게 모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기타를 들고 지금도 귓가에 울리는 청아한 당신의 노래 소리를 한 번 더 듣고 싶은데…
왜 말이 없습니까? 왜 안 나타나십니까?
당신이 때때로 설교하시던 것처럼, ‘달리다굼! 일어나라’ 외치고 싶습니다.
남이 어려운 일 당하면 그렇게 자기 일처럼 캐묻고 캐묻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더니만 지금은 왜 그렇게 하시지 않습니까?
목회밖에는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여기에 있을 땐 그렇게 하늘에만 일념 하셨습니다.
이제는 거기에서 이 땅에 일념하시기를…
그래서 둥둥둥 허공에 떠서도 또 다시 한사코 오르려는 이 철부지 풍선 같은 마음들을 꺾고 저물어 가는 역사의 들판에 맨발로 설 수 있도록 당신의 봄햇살같이 따뜻한 마음과 자상한 눈길을 보내주시기를…
어느 시인은 “나는 네 곁에 있어도 네가 그립다.”고 읊었는데 우리는 “이제야 당신이 그립습니다.” 바람으로, 빛으로, 가을비로, 아침에 날아오는 새로, 우리 곁에 있다는 시인처럼
당신은 사랑으로, 믿음으로, 기도로, 노래로, 영원한 숨결로…
그렇게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것입니다.
목사님, 이제 당신은 천국 백성이 되셨습니다.
지금 당신은 그렇게 뵙고 싶었던 주님을 만나고 계시겠지요?
주님의 품속에서 처음 맛보는 편안한 휴식을 하고 계시겠지요?
아브라함과 베드로와 바울과 함께,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과 함께 아름다운 천국의 뜰을 거닐면서 이 세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계시겠지요?
우리도 언젠가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 당신과 함께 주님의 품안에서 이 세상에서 있었던 못다한 이야기들을 도란도란 밤새워 나눌 것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간절히 설교하시던 그 말씀, 우리 영혼에 새기며 그날을 기대하겠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요11:25) 아멘.
2022년 1월 14일 김 은 혁
(아름다운교회 원로목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