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영국여권을 사용한 지 10년이 지나 첫 번째 갱신을 하고 갱신하기 위해 서류를 보낸 지 2주만에 새로 발급된 여권을 받았습니다. 새로 발급된 여권은 색상도 예전의 붉은 색에서 진청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예전 영국이 EU에 가입하기 전의 원래의 색상이었다고 하는데 혹자는 EU로부터의 ‘독립·주권 회복’의 의미가 있다고도 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항구나 도시의 성문을 통과할 때 신분증명서를 요구받았고 그것에는 소지자가 여행한 도시나 항구들의 목록이 적혀 있었습니다. 자국의 시민이 외국을 여행하는 동안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신분을 증명하는 근대적 의미의 여권을 처음으로 시행한 사람은 잉글랜드의 헨리 5세라고 합니다. 이후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기차 여행이 시작되자 이전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수많은 국경을 지나가는 일이 빈번해지자 국가마다 서로 다른 이전의 여권법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유럽은 보편화된 여권법을 마련하게 되었고, 이러한 토대 위에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지금의 여권법령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여권을 소지하지 않고 여행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영국 여왕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여왕 자신의 이름으로 여권이 발급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영국 여권을 갖고 있지 않을 때 한국이나 여행을 갔다 올 때 입국할 때마다 Immigration(출입국심사)을 통과해야 합니다. 예전의 한국여권을 갖고 입국할 때마다 최소 30-40분씩 영국에 들어오는 이유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디에 사는지 등등 심사관의 질문에 긴장하는 마음으로 대답을 해야 했습니다. 예전의 한국 여권에는 한 심사관이 밑줄을 진하게 그어놓은 곳이 있어서 왜 그런지를 몇 번이나 설명을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Immigration을 오갈때도 걱정하고 긴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영국 시민권과 여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베소서 2장은 ‘그러므로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소망없던 자요, 이방인이요 하나님의 약속도 없는 자였는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여러분은 외국 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 성도들과 함께 시민이며 하나님의 가족입니다.”(엡 2:19)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을 예배하고 간구하고 그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형통의 축복을 누리는 것이 성도의 삶임을 기억하며 천국의 소망가운데 승리하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