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도 어김없이 민족 명절 추석을 영국땅에서 맞이하고 보내게 됩니다. 정확히 20년 전 2002년에 처음 이국땅 영국에서 추석을 맞이한 날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둥그렇게 뜬 보름달에 명절이면 함께 모였던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친척들과 친우들의 그리운 얼굴들이 둥그런 보름달에 가득 담겨 스쳐 지나보낸 추석이었습니다.
올해에도 이곳에서 평일과 같은 추석을 맞이합니다. 영국에서 20번째 맞이하는 추석이지만 올해도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과 환경입니다. 어쩌면 더 암울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의 여파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동유럽의 전쟁여파는 언제 멈추어 에너지 안정이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이의 여파로 전세계가 인플레이션과 스테그플레이션의 함정에서 언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고국땅의 소식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여전히 남과 북의 대치와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신음하고 있는 소식들을 들으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70년 대영제국의 군주로서 자리를 지켜왔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타계 소식은 즐거운 추석만을 생각하기에는 사치스런 큰 울림이 있습니다.
현대신학의 아버지로 불리어지는 칼 바르트(Karl Barth)는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을”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의 흐름과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신문과 같은 메스 미디어를 등한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에만 우리의 눈과 귀를 집중하면 세상의 소리에 노예처럼 붙들리게 되고 영혼이 묶임을 당하게 됩니다. 즐거운 추석 앞에서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세상속의 상황, 환경들이 전부가 아닙니다. 또 한손에 있는 주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히스기야 왕도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는 절망의 상황에서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주 우리의 하나님, 이제 그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여 주셔서 세상의 모든 나라가 오직 주님만이 홀로 주 하나님이심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왕하 19:19).” 히스기야 왕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훈련이 된 사람이었습니다. 시편 123:1절도 “내가 눈을 들어 주님을 우러러본다”고 고백합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이 시기에 우리의 눈이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