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출간된 책중에 큰 화제를 몰고 온 책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이 있습니다. 본서는 60∼70년대 김태길 전 서울대 교수, 안병욱 전 숭실대 교수와 함께 ‘철학자 겸 수필가’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쓴 책인데 작년에 97세였으니 올해는 연세가 98세가 되었습니다. 이분은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평생 조심스럽게 살아왔는데 장수하는 것은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무리하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오래 살아보니 더불어 살았던 때가 행복했고, 사랑이 있는 고생은 의미 있게 남았다고 하면서 ‘나이 들었다고 후회할 것도, 인생 다 갔다고 안타까워할 것도 없다. 아직 누군가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게 귀한 것’ 이라고 말합니다.
본서에서 이제 반(半)백살이 지난 나이에 큰 위로가 되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수필집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에서 보람 있는 나이를 60~75세로 해놓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왜 60세냐, 60이 되니까 내가 나를 믿게 되더라고요. 후배들 보기에도 떳떳하고, 명예만 좇지도 않고. 그리고 75세까지는 계속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콩나물에 물 안주면 거기서 끝나버립니다. 계속 책 읽고 생각을 하면 85~86세까지는 연장됩니다.”
100세의 연세를 눈앞에 두고 멋지게 노년을 보내고 있는 분의 아름다운 삶의 간증이라고 생각하며 이제 김형석 노교수님처럼 저도 이제 반(半)백년을 지나가며 후회없는 멋진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갖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내온 인생의 날들속에 참으로 많은 분들의 은혜와 사랑을 먹고 반(半)백년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먼저는 부모님의 끝없는 사랑과 희생이요, 둘째는 24년을 함께한 아내의 소중한 동행이요, 셋째는 23년을 무럭무럭 자라가며 그 자체로 기쁨을 안겨준 외동딸이요, 넷째는 목회자로서 교회를 섬기고 성도를 섬기고 하나님을 섬기며 함께 동역의 길을 갔고 또 동행하고 있는 진실로 귀하디 귀한 하나님의 사람들로 인해 그 은혜와 사랑을 마음속 깊이 다시금 되뇌이게 됩니다. 진실로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 가운데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